정암2리에 도착. 어딘지도 모르기는 하지만 여기부터 빈티지한 카페나 보드샵들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한참 걸렸고 또 오후가 되버린 시각에 이제 많이 걸어서 잠잘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씩 똥줄이 타기 시작. 현실은 별로 오지도 못했음을 깨닫는다.
정암2리에서 보는 해안의 모습.
돌을 줍고 있는 아저씨도 만나게 되었다.
저 수평선까지 펼쳐진 구름과 푸른 바다의 조화는 정말 아름다웠다.
혹시라도 나의 블로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사이코 같은 새끼가 있다면 이 사진의 장소가 어디인지 알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바로 내가 여름 휴가를 보냈던 허름한 모텔 비치캠프인근인 것이다. 그 당시 설사병에 걸려 놀지도 못했지만... 걷다보니 여기까지 도달해버렸다.
이곳이 설악 해변인데 겨울철이라 그런지 파도가 많이 거셌다.
전진2리 민박 요금예고 시범마을이라고 한다. 이 사진만 보면 모르겠지만 우리가 주로 갔던 곳이 거의 자전거 국토 종주길이였기에 자전거 도로가 쭉 깔려있었다. 아직 자전거 도로 완공이 안된 일단 포장만 된 그런 모습인데 이 언덕을 올라가다보면 길 자체가 없어진다. 자전거를 위해 길을 새로 만들고 있었기에 도로의 갓길로 갈 수 밖에 없는 구간. 대형차량도 많이 다니고 위험할 수 있기에 밤에 이런 길로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
위에 사진을 찍고 부터는 체력이 점점 방전되어 가고 있는 터라 사진이 점점 줄어들었다. 건너가야 할 강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끝도 없는 다리.
해가 거의 져갈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엄습해왔고 똥줄타게 걷다가 운좋게 새떼를 발견해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 이후로도 엄청난 양을 걸었으나 사진이 없다. 해가 거의 져가고 있는 무렵이라 잘자리를 찾아야 했고 또한 식수를 사기 위해 무작정 걸을 수 밖에 었었기 때문이다. 사진 찍을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던 것 같다. 5km이상을 미친 듯이 걸었던 것 같다.
핸드폰에 gps를 켜고 슈퍼를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해 근처 주민에게 물어물어 수산리에 있는 수산항 해안가 근처에 슈퍼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갔더니 슈퍼가 열려있었는데 주인이 없었다. 친구와 나는 망연자실하여 또 지나가던 주민에게 물어보았는데 조금만 걸어 내려가면 슈퍼가 또있다고 하셨다. 내려오다보니 어떤 아주머니가 개를 끌고 산책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인 것으로 보였는데 촉이 와서 어디로 들어가시나 지켜보니 그 아주머니가 주인이 없던 슈퍼의 주인이셨다.
다른 슈퍼도 많다니까 그냥 가던 길 가기로 함.
아래 2개의 사진은 사진이 없어서 네이버 로드뷰에서 캡쳐했음을 알린다. 약간 부자연스럽지만 이정도면 대만족.
사진에 중앙에 보이는 낚시 슈퍼 집이 우리가 만난 은사님의 가게이다. 이 아저씨는 바로 수산횟집 주인이시기도 했다. 지나가는 주민분이 슈퍼에 사람없으면 바로 앞 횟집 사장이 수퍼도 운영한다고 알려주셨다.
아저씨가 큰 가방매고 들어온 우리를 보시더니 여행객임을 아시고 잘 자리를 추천 해주셨다. 걱정말고 아무대나 텐트 치고 자도 된다고 말씀도 해주셨다. 비와 눈을 막을 수 있는 정자위와 배가 들어오는 수산항 전망대 밑을 추천 해주셨는데 우리는 전망대 위에 텐트를 쳤다. 너무 힘들고 요리도 해야되고 해서 텐트치고 요리한 사진도 거의 찍질 못했다. 찍을 생각도 못했음.
아무튼 이 고마우신 아저씨네 슈퍼에서 물과 소주와 이것저것을 사서 겨우 라면을 끓여먹고 밥도 지어 먹을 수 있었다. 코펠과 버너 등등 장비가 다 있었기 때문.
이 아저씨 정말 고마웠다. 잊지 못할 것 같다. 그 다음날 이 아저씨께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안계셔서 빠르게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었지만 또 반전이있다. 나중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 듯 싶다.
텐트 밖에서 취사를 한다음 너무 추워서 텐트 안으로 가져와서 먹었다. 김이 서려서 사진이 이렇다. 냄비에 밥을 했는데 밥맛이 정말 예술이였다. 친구가 가져온 김이랑 같이 게눈 감추듯 먹어치워버렸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음식을 하기에는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었다. 너무 열악한 환경탓에 이 사진 외에는 다른 사진이 없다.
수산항이라고 적혀있는 곳 위에서 텐트를 펴고 잤다.
다행히 딱 한장 전망대 위에서 찍어 놓은 사진이 있다. 전망이 탁 트여 좋긴 했는데 친구와 나 둘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너무 추웠기 때문. 찬기가 올라와 몸을 계속 뒤집어 가며 잘 수 밖에 없었고 정말 추워 뒤질 뻔 했던 것 같다. 결국 해도 뜨지 않은 새벽 5시 50분에 강제 기상해서 하루를 시작 할 수 밖에 없었다. 텐트 밖으로 나갔는데 그때는 내가 살면서 가장 추웠던 순간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군대에서 한겨울에 옷을 벗고 뛰어도 이 정도는 아니였는데 정말 상상이상의 추위가 몰려왔었다.
아래 사진은 잠을 설치다가 일어나서 일출이나 찍어보자 하고 찍은 것인데 구름에 가려져서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이렇게 춥고 힘들 줄은 몰랐는데 하는 약간의 후회가 들었지만... 일단 여기서 살아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그만큼 너무 춥고 너무 힘들었다.
너무 추워 간단하게 음식을 해먹고 갈 채비를 하려다 보니 이후로 사진을 찍지를 못했다.
도보여행기 2편을 보고 싶은 멍청이가 있다면 목록을 뒤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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